초록
거의 날마다 아이들이 걸었던 안산의 와동, 고잔동, 선부동의 거리를 지나다니며 분식집에 들리고, 지아가 친구들과 숙제하면서 수다를 떨던 카페를 돌아다닌다. 거리를 걷다가 멈춰 서서 하늘을 본다. 눈이 온다. 지아가 자주 갔던 ‘나무그늘’ 카페에 앉아 지아 엄마랑 휘날리는 눈을 바라본다. 어머니도 나도 떠도는 지아의 많은 체취와 향기를 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삶이 아무리 하찮고 보잘것없어도 잊을 수 없는 게 있다. 많은 아이들이 세상을 떠났고, 아이들은 이제 우리 곁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아이들이 품어내는 향기로, 내밀한 이야기로, 답이 없는 방황으로 그들을 기억하기 시작한다. 김순천 작가, 416세월호참사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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