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바로 15년 전 이맘때, 무슨 신기루인 양, 강남의 중심에서 분홍색 자태를 뽐내던 삼풍백화점이 삽시간에 붕괴했다. 이 징후적 사건을 다룬『강남몽』에서 우리들의 작가 황석영은 이야기꾼의 본때를 보인다. 경험을 교환하는 능력의 퇴보 속에 탈서사가 판치는 시대에 이야기의 복원을 다시금 실험한 이 소설은 시작이자 결말인 1장의 봉인을 따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다. 그 마법의 병 속에서 밤의 여성들, 밀정과 군인, 개발업자들, 조폭들, 그리고 도저한 타락 속에서도 희망으로 살아나는 하위자들이 차례로 출현하여 시대를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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