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과 같은 사람이 내 주변에 있었다면 나는 그를 받아들였을까? 아니면 그를 인정은 하지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헤르만 헤세의 인생사를 보면 독실한 신자이신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엄격한 분위기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잠시 방황하다 세계 1차대전 발발로 전쟁의 아픔을 겪으며 어쩌면 에밀 싱클레어와도 닮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헤세가 저자를 에밀 싱클레어로 책을 낸 것도 에밀 싱클레어에 자신을 투영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해당 책이 발간되었던 시기는 세계 1차대전이 끝난 직후였기 때문에 헤세는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열린 사고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정신적인 버팀목을 만들어 삶을 살아가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전쟁으로 삶이 무너지고 정신적으로 아주 힘든 시기를 겪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런 책을 쓴 것이다. 현재 우리는 전쟁과 같은 아픔을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현대 사회가 개인주의가 되어감에 따라 사람들 간의 소통이 줄어들고 차별과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싱클레어가 경험한 것과 같이 타인을 인정하고 정신적 버팀목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고난과 장애물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겪고 나면 한층 더 성장한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